늦은 2017 회고

2018-02-13

3학년 2학기 복학전에 이미 회고 비스무리한 글을 쓰기도 했고 사실 복학해서 한 거라고는 장시간의 통학시간(왕복 3시간+)때문에 학교 공부뿐이었다. 나는 기숙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학점관리를 했고 그럭저럭 괜찮은 학점(4.0)을 만들고 끝냈다. 그래서 막상 회고를 쓰려니 그다지 쓸게없어서 미뤄두다가 이번에 이력서 쓴김에 쓰게되었다.

1-6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2단계. 이 때 나는 팀원운이 참 좋다는걸 느꼈다. 2단계 제일 마지막에 붙어서 간 사람이라 남은 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사실 소마 1년하면서 만난 팀원들 다 좋았다. 소마 하기전에는 개발자로 살고싶다는 확신이 없었는데 이거 하는 중에 확신을 하게되었다. 사실 대학입학 하고나서 한거라고는 전공공부랑 게임 뿐이라서 그닥 직업군에 선택지가 없기도 했고.. 개발할 때 “우왕 너무 신나~~ 즐겁고 행복하고 매일 코드 생각 밖에 안나~~”는 아니지만 재미있다. 24시간중에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직장에서 일을 하는데, 아무리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한들 재미가 없으면 고통스럽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직업으로 고려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실내에서 일함
  2. 꾸준히 공부해서 늙으면 장인이 될 수 있음
  3. 나이로 서열을 만들지 않음
  4. 상황에 따라서 재택근무 가능
  5. 재미를 느낌 (하지만 취미를 업으로 삼고 싶진않음)

요즘은 취미가 직업이되는 시대고, 취미를 업으로 삼는게 좋아보이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모닝콜로 해 놓으면 어느날부터 그 노래가 싫어지듯이 아무리 좋아하는 취미라고 한들 그걸 업으로 삼을 때는 많이 다를 것이다. 취미를 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업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떻게 해소하는지 궁금하기도하고. 나는 개복치 멘탈을 가졌기 때문에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질것 같다. 취미를 업으로 삼지 않는다는건 어릴 때 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기도 하다.

7-8월

우아한 테크캠프. 웹 프론트를 했었고 1-8월에 대한 내용들은 이미 복학하기 전에 쓴 글에 있으니 생략. 잡다한 생각이 많아서 잠은 못잤지만 그닥 깊은 생각을 하고 살진 않았다. 퇴근하고 나면 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냥 피곤했다.

9-12월

기숙사 신축을 한 덕분에 이번 기숙사 선발은 학점 3.6점대도 붙었지만, 이전까지는 4.0 이상 이어야만 안정권에 들었었다. 기숙사가 필요했었기 때문에 학교 공부하고 살았다. 졸업하고 집 구할때는 좀 더 비싸더래도 직장-집 왕복 1시간 30분 이내로 집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편도시간이 길면 책을 읽든지 뭐든 할 것 같았는데 환승을 3번해서 e-book 사놓은거 읽기도 힘들었다. 성실했지만 남는게 없었다.

라인동계인턴 지원했는데 서류만 붙고 떨어졌다. 복학하고나서 허리가 좀 아팠는데 힘들어서 그냥 쉬고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1학년 여름방학을 제외하고는 방학을 방학답게 보낸적이 한 번도 없어서 다음 겨울방학은 쉬고싶은게 크기도 했고.. 일단 서류 넣어보고 다 붙고 고민해도 좋다는 조언덕분에 썼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아직도 지원자들 평균수준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감을 잡은 듯 하다.

대학교육에 매우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2학년이 되고나서는 학점 챙기기 위주로 대학생활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지만 억지로 점수따기용 공부를 한 학기 내내 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많았다. 프로젝트 할 때 못 씻고 잠 못잤던게 차라리 나았다. 분명 학기중에 하고자 했던건 컸는데 학점관리하면서 하고싶은 공부하고 기록하고 사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싶다.

1월-현재

쉬고자 했던 방학이지만 매번 서류 쓸 때마다 어학성적이 텅텅 비어있는게 영 찝찝해서 토익 공부를 4주간 하고 시험을 봤다. 수능 치고나서 본 토익, 1학년 여름방학때 친 토익 이후로 세번째였다. 어차피 졸업을 할 때도 토익성적이 필요해서 쳐야하는 시험이었다. 오늘 결과가 나왔는데 LC 495, RC 405로 850점이었다. 900이상 받길 원했는데 시험비가 어지간히 부담되어서 다시 시험을 보지는 않을 예정이다. 가만히 ‘그 정도로 토익공부했나?’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스위치사서 놀았던거 생각하면 흐음..! 여태 영어성적 없어도 서류 통과 잘만 되는거 봐선 ‘개발직군은 영어를 잘하길 요구하지만 어학성적이 꼭 필요하진않다’가 사실인가 싶기도하고.. 이번에 쓴 이력서도 토익성적 나오기 전에 제출을 해버렸다.

부모님께서 4년 내내 운전면허를 따라고 하셔서 기어코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보통 수능치고나서 바로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하지만 나이가 안되어서 그 때 못했었다. 다들 한번에 쑥쑥땄다길래 나도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기능시험은 5번 만에 붙었고 도로주행은 설 뒤에 세번째 시험예정이다….. 운전면허 금방 따고 놀줄알았는데 이게 이렇게나 스트레스 받는건줄 몰랐다.

결국은 쉬고자 했던 방학은 생각보다 많이 쉬지못했고 개발만 안했다. 평상시보다는 많이 쉬어서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래서 내 이력서는

프로젝트는 최신부터 기록을 했다. 예전에는 git을 쓸 줄 몰라서 구글드라이브에 소스코드가 있고, 제출을 요구할 때는 최종본 링크를 알려줬었다. github에 올라가있는건 팀원 전원이 소스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거부를 하지않는다고 생각해서 소스코드 링크를 그대로 뒀지만, 구글드라이브에 있는건 팀원 전원이 동의를 하지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소스링크를 지웠다. 지금보면 흑역사지만 정말로 구글드라이브로 소스관리를 했었다(…)

구글드라이브로 소스관리

이번에 지원한 곳에서 자유양식으로 제출하면 된다고 해서 자유양식으로 적었고 요즘은 얼굴사진, 성별, 나이를 안 받는대서 뺐다. 학점도 안 본대서 뺐다. 이력서 마지막에는 ‘정말 자유로운’ 자기소개를 적을까 하다가 “이력서가 블로그에 자기소개하는 것 처럼 가벼운 글이냐”하는 생각을 가지실까봐 그냥 여기까지만 쓰고 제출하기로 했다.

메인 색을 굳이 파란색으로 한 이유는 문서 쓸 때 저거보다 나은 색을 찾기가 힘들었다. 빨간색은 눈아프고 노란색은 묘하게 밝거나 묘하게 칙칙하고 초록색은 포털사이트 생각나고 흑백은 너무 신경을 안 쓴 것처럼 생겼고 색을 여러개 찝어서 하기에는 너무 방방거리는 느낌이 들고.. 이래저래 색을 넣다보니 저게 제일 무난했다.

처음으로 pages를 써봤는데 이력서나 브로슈어 만들기에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과제용으로 했던 팀프로젝트들은 소스코드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에, 단기간에 적당히 대충 해치운 느낌이라 뺐다. 한 학기에 팀프로젝트 3개가 넘어가면 진짜 미친다. 휴..

그래서 내 이력서는 여기에 있다. ↓↓↓
최혜선_이력서

결론

부모님은 내가 공부만 하고 사는줄 아셨다. 실제로 주변에서 날 보면 전혀 그런 생각이 안들 것이다(…) 다만 취미가 실내에서 하는 것들이다 보니 멀리 나돌아다니지 않아서 그렇게 보일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이미지라 그냥 냅두기로 했는데 이런걸로 ‘걱정’하는 정도까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인턴되고 정규직까지 확정되면 어디 나갔다 와야지싶다.

소마했을때는 차에 올라타서 부릉부릉 쭉쭉 커가는 느낌이었는데 복학하고 나서는 정체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성실한듯 싶지만 게으르고 게으른것 같은데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보내왔다. 매일매일 공부를 꾸준히 비슷한 양으로 하는 사람들을 신기해 하면서 그렇게 못(+안)한다. 그냥 좀 삘받았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왕창하고 몸아프거나 피곤하다 싶으면 그냥 안하고 논다. 그렇게 안하면 아예 공부를 안 할 것 같았다. 중학교 다닐때는 스터디 플래너를 써서 공부량 관리를 했었는데 그 때 말고는 매일 기복없이 꾸준하게 공부를 한 적이 거의 없는 듯 싶다. 역시 블로그에 매일 기록하는게 답일까.. 당장 이번 3월에 뭐할지 확정난것도 아니라서 그다지 지키지도 못할 큰 계획을 세우기도 좀 그렇고, 2018년 상반기 목표는 그냥 기복없이 꾸준하게 코드짜는것이다. 그래도 2월까지는 운전면허만 해결하고 쉴거다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