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2018 회고

2019-02-02

게을러서 지금 완성한 게 아니라, 그저 한국식 새해를 맞이했을 뿐입니다ㅎㅎ…
작년 회고 글을 쓸 때도 느꼈지만 이번에도 시간순으로 쓸지 주제별로 쓸지 고민하다가 시간순으로 쓰기로 했다. 시간순으로 글 쓰는 것이 아무래도 편하다.

1-2월

쉬고 싶어서 쉬려고 했는데 운전면허를 여러 번 떨어지는 바람에 쉰 게 아닌 기간이었다. 장내시험 5번째 붙었고 도로주행 3번째에 붙었다… 무서워서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고생해서 운전면허 딴 사람들은 조심히 운전한다’는 덕담(?)을 해 줬다. 아마 적어도 5년 동안은 차 운전할 일이 없을 듯하다.

그리고 이때 토익 한 달 정도 공부하고 시험 쳤다. 그냥 졸업요건에 토익점수가 있기도 했고 그닥 힘든 일은 아니라서 후딱 해치웠다.

작년 말에 한창 코인질하기 바뻤는데 이때부터는 손을 거의 뗐고 johnber 끝에, 현재 손해를 봤다. 존버를 하지 않았다면 이번에 산 한성모니터가 삼성모니터가 될 수 있었는데….ㅠ

3-6월

4학년 1학기를 다녔다. 우리학교 회계학개론을 가르치는 교수님이 유명해서 들어봤다. 정말 재미있었고 전공보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C+받았다 ㅎㅎ.. 전공이 내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 판단하고 싶으면 타과 수업이나 교양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다행히도, 나는 내 전공이랑 잘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월 3일 내 생일맞이 건강검진을 받았다. 근육량이 평균보다 한참아래에 있고 골반, 척추, 목이 다 휘었다고 교정운동을 권유받았다. 체지방량도 엄청났다. 꾸준히 교정받을 돈은 없고 담에 이사가면 책상과 비싼의자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 때 살던집이 아주 좁아서 동생이랑 둘 누으면 바닥이 꽉차는 집이었다. 풀옵션이라 나름 책상과 의자가 있긴한데 아주 작고 쓸모가 없어서 좌식으로 생활중이었다.

알고리즘 코테를 한두 번 겪은 때였는데, 제한 시간 내에 긴장한 상태에서 빨리 푸는 게 안되었다. 쉬운 문제인데도 뇌가 얼어붙는 압박 때문에 기계적으로 문제 풀이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저 때 알고리즘 문제를 왕창 풀었다. 저 때 아니면 문제를 왕창 풀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 알고리즘 푸는 게 재미있어서 랭작도 좀 했다. 백준 학교 1등이 친한 같은 과 선배인데, 군대에서 계속 문제를 풀고 있었다. 군대에 있는 사람보단 아무래도 학교 다니는 내가 시간이 더 많지 않을까? 1등 먹고 접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시간 날 때마다 풀었다. 학교 1등 먹겠다고 어그로를 열심히 끌었으나, 2등 찍고 다른 할 일이 생겨서 그만뒀다. 저 때 전체 192등 찍고 문제를 거의 안 풀었더니 등수가 많이 떨어졌다..ㅠ

I LOVE JAVA는 어그로고 진심이 아니다. 한창 python뽕이 가득찼을 때라, 대부분의 문제는 python3으로 풀었다. 백준온라인저지

7-8월

4학년 막 학기를 9학점만 듣고 끝내고 싶어서 3학점짜리 계절학기를 한 과목 들었다. 15년도 2학기 때 철회했던 ‘확률과 통계’였고, 내가 들었을 때랑 수업 진행이 많이 달랐다. 꽤 재미있었는데, 폭염이 한창이던 때라 진짜 죽는 줄 알았다. 수족냉증인 내가 하루 내내 손과 발에서 불이 나오는 줄 알았다. 에어컨은 아주 위대한 발명품이다.

8월에는 파이콘 자원봉사를 했었다. 예전에 쓴 글 어딘가에 관련 후기가 있다.

9-12월

휴학을 했다. 과거 소마한다고 1년 휴학했었는데 2번째 휴학이다. 뭐 목적이 있어서 했다기보단 내가 당장 취직을 할 수 있다는 자신도 없고, 좀 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당장 주변에서 잘한다는 사람도 최종 합격까지 가는 승률이 반도 안되는 걸 보고 걱정이 되었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진 않으나 가끔 특정 기간에 운동을 열심히 할 때가 있다. 재미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아 이렇게 살다가 진짜 ㅈ되는 구나’를 느낄 때 한다. 코드짜다가 지병 생긴 개발자 이야기를 가끔씩 들을 때마다 내적으로 소름이 오소소 돋아서 운동을 하는 것이다. 현생 몸무게 MAX 찍어서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느꼈고 3월 초에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사의 말도 생각났다.

11월은 사실 운동을 많이 안 했는데 9월, 10월 이 두 달간은 월-금 매일 2시간 좀 안되게 운동을 빡빡했었다. 시간을 채우려고 한건 아니고 스피닝 40분에 근력운동 한 번 돌고 나면 저 정도 되었다. 4kg 좀 넘게 감량했고 여기서 2kg 정도 더 빼면 신입생 몸무게로 돌아간다! 남들은 체지방 커팅 쉽게 하던데 나는 기초 근육도 없어서 너무 힘들게 운동했다.

11월 로스트아크 베타 서비스 갓 했을 즘부터 시작해서 12월까지 1달 넘게 열심히 겜만 했다. 학교 사람들이랑 길드 만들고 여기저기 지인 끌어다 모아서 길드를 만들어서 했었다. 기공사 참 재미있게 했었는데.. 모코코 700개 넘게 모았는데..ㅠㅠ 벌목꾼 생활 열심히 했었다. 개인 데탑도 없고 흥미가 뚝 떨어져서 접었다. 2주 정도 접속 안 하면 강등되는 것 같은데 다들 접속을 안 해서 이젠 누가 길드 장인지 모르겠다. 여튼 이 겜 하면서 4K 모니터를 사야겠다고 뼈져리게 느꼈다. 레이드몹이 너무 크면 한 화면에 다 안 들어와서 패턴이 안보인다. 골드 팔아서 맛있는 거 사 먹고 깔끔히 접었다. 로스트아크

push 하고나서 다시 읽어보니 뭔가 빼먹었은게 있다. 작년부터 소마 송년회를 같이 준비하고 있었는데 올해도 준비했었다. 작년보다 규모가 꽤 커져서 행사 당일 너무 정신없었다. 파이콘 자봉도 그렇고,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런 개발자 행사는 어떻게 뒤가 돌아가는지 궁금해서’였다. 개발자 행사치고는 당일 저녁에 잠깐하는 행사라서 규모가 작은 편인데 이거 준비하는데 몇 달 쓴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드는건 또 아닌듯 한데 그건 내가 백수 휴학생이라서 그런듯하다. 나는 그저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것들인데 이런 모임이나 컨퍼런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건지 궁금하다.

마무리

  • 2019 상반기에는 다른 곳에서 인턴하고 싶다. 졸업전에 인턴 3군데 돌아보라고 하는데 아직 한 군데밖에 못 가봤다.
  • 빨리 복학해서 졸업부터 해야겠다. 졸업 안 한 게 은근히 발목 잡히고 신경쓰인다.
  • 과거에 성실히 살아준 내가 있어서 올해도 고맙다. 2018년은 성실히 살지 않았는데 별 타격이 없다.
  • 작년에는 이력서를 써서 올해는 망한 이력서를 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실패한 경험이 많지 않았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린 게 아니라 이것저것 시도를 덜 해봐서 그런 듯. 올해는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봐야겠다.
  • 내용을 꽤 걷어내서 좀 뭔가 내용이 빈 듯 하지만, 공개적으로 쓸 만한 글은 여기가 끝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