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앞두고 남은 2017년 동안 뭐 할지 그리고 기타생각
내 머리속에서만 돌던 생각들을 넘기면 그냥 흘러가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글로 정리 하는 이유는 꼭 이루어 내기 위함이다. 내가 찌질하고 못난것을 드러내어서 인정하고 그것을 고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나는 3학년 1학기까지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을 1년간 했고 조만간 복학을 앞두고 있다. 아마도.. 정말 복학하기 싫어서 내적갈등을 많이 하는 중이다. 지난 1년간 학교밖의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이 많이 바뀌었음을 느낀다. 1년 전의 나는 그냥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잘 하고 싶다. 학교는 노답이기 때문에 벗어나야겠다.
라는 생각 뿐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코드를 짰다기 보다는 다들 취직이 힘들다고 하고 나도 그렇게 뒤쳐진 사람이 될까봐 무서워서 시작을 했다. ‘나중에 취직을 하려고 할 때 내 포트폴리오에 매 학기 하나정도는 남길만한 활동을 해야겠다.’ 그냥 이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이게 재미가 있다거나 특별히 동기부여가 되어서 하는 공부가 아니다 보니까 그냥 코드를 짠 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어릴 때 나는 보통 애들처럼 양파랑 버섯을 굉장히 싫어했었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버섯과 양파는 맛있다’라는 것을 스스로 세뇌(?)시켰었고 지금은 버섯과 양파를 좋아하는 정도가 되었다. 그때와 똑같이 스스로 계속 ‘이야 코드짜는거 개재밌다 존잼’을 세뇌시켰다. 1학년 1학기때는 뭘 해야할지 몰라서 아무것도 못했고 2학년으로 넘어가면서? 그 쯤부터 이런짓을 했었다. 휴학 직전까지도 ‘이야 코드짜는거 개재밌다 존잼’은 여전히 버섯과 양파를 먹을 때 처럼 마음속에서 우러나진 않았다. 여튼 그때의 나는 코드짜는게 재미있어서 하는게 아니라 뒤쳐지고 떨궈지는게 무서워서 프로젝트를 했었다. 그래서 그런가 서류상으로는 그럴듯한 무언가가 남긴했지만.. 그냥 그 정도였다.
소마에서 본 사람들은 엄청 특이하고 잘난사람들이었다. 와 진짜 나는 개발을 하면 안되는건가.. 싶을정도로. 소위말하는 노력도 하고 재능도 있고 재미있어하는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소마 1단계 프로젝트를 하면서 개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컴퓨터를 컴퓨터 답게쓰기 위해서 프로그래밍을 하게 되었고 코드를 짜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구체적인 이유를 집긴어려운데 꽤 제대로 된 협업을 겪기도 했고 멘토한테서 받은 영향도 있는 듯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좋은 개발자란 어떤 것인지
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신입생 때는 잘 몰랐지만 공부할 것이 너무너무너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진 능력을 남들에게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도 알게 되었고.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 보다는 어떠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그것을 꾸준히 수행 하는 것
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게 쉽지 않고 잘 되지않아서 양심이 많이 찔리지만… 1단계 프로젝트는 3달로 매우 짧았지만 정말 내 개발인생에서 터닝포인트 라고 할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2단계 프로젝트는 1단계에 비해서는 크게 나 스스로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그냥 그랬다.
테크캠프에서는 웹 프론트를 배웠다. 소마는 ‘실력/성과/경쟁’ 이런 느낌이었지만 여기는 ‘협업/커뮤니케이션’을 꽤 강조한다. 진짜 신기했던 것은 단 한명도 플젝을 던지는 사람이 없었고 중도 하차하는 사람이 없었다. 확실히 소마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테크캠프(인턴)과 실 회사생활은 다를지도 모르지만 이런분위기 아래에서 개발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 정도의 인원(24명)이 모이면 나쁜의도가 있건 없건 한두명 정도는 플젝을 던진다든지 중도에 하차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지 신기했다. 8월에 진행한 플젝은 그냥 그랬는데 7월동안 바닐라JS로 웹 프론트 짜는게 뭔가 고통스럽기도했지만 재미있었다. 시간이 짧은게 굉장히 아쉬운 부분.. 처음 테크캠프에서 얻고싶었던 것이 명확하게 있었는데 그걸 성취하지 못해서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다. 여튼 자바스크립트를 야매로 쓰는게 아니라 제대로 공부보면서 웹 프론트를 잘 해 보고싶다
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엔지니어의 측면에서 어떤 성과를 내고싶다. 개발자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다른 분야로 갈 것을 추천 해 주기도 하지만 그냥 재미있는것을 하는게 정신건강에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테크캠프 출근시간은 정직원 출근시간이랑 똑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8월간 플젝을 하면서 내 개인공부를 위한 시간확보가 어렵다
는 것을 느꼈다. 7월에는 플젝이 아니라 개인공부+과제였고 자바스크립트를 상대하는 것 말고는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었다. 그래서 저녁에 충분히 공부를 더 할 수 있었는데 8월은 그게 안되었다. 정신적으로 지쳐서 저녁시간에 무언가를 더 할 수가 없었고 생각이 끊이질 않아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그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물고오고.. 그래서 밤잠을 심하게 설친 것 같다. 이게 교육용 프로젝트여서 이 정도 였지 진짜 회사생활을 하는 것였으면 개인공부를 할 시간이 진짜 있나 싶었다. 새삼 소마에서 멘토링 해주던 멘토님이 진짜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보통의 개발자들은 업무시간을 제외하고 개인공부하는데 주 몇 시간 정도 쓰는지 궁금하다.
나는 내가 있는 분야에서 스폐셜리스트가 되고싶다.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의 소양을 모두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너무 이상적인것 같다. 웃기게도 나는 엘리트주의자에 가깝지만 내가 가진 실력은 미천하다. 스페셜리스트도 아니고 제너럴리스트도 아니고 그냥 구데기같다. 추구하는 이상은 높은데 가진게 없어서 슬프다. 시간은 짧고 잠은 자야되고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하지못하고 배우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못하다. 제대로 하지도 못할거면서 해야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돌고 그게 겉으로 드러나는건지 주변 사람들에게서 너무 빨리 가려고 한다는 소리도 종종 들었다. 체력적인 문제도 엄청 느껴서 운동도 해야겠고 실력도 키워야되는데. PL, 컴파일러도 공부해야하는데. OS도 너무 야매로 배워서 가물가물한데. 알고리즘도 1학년 때 말고는 시간들여서 무언가를 특별히 시간쏟아서 공부한 적도 거의 없는것 같은데. 음…. 진짜 너무 조급한것 같기도 하다. 진짜 타고난 개발자들을 보면 조급한게 아닌거같기도하고 잘 모르겠다..
협업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면서 항상 같이 하는 말이 있는데 ‘여태까지 여러분은 혼자서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다. 놀랍게도 나는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 단 한번도 혼자서 공부를 해 본적이 없다. 항상 매 학기 누군가와 팀을 꾸려서 같이 플젝을 했고 플젝을 하면서 배웠었다. 바깥 세미나를 가거나 기타 현직개발자분들의 말을 들으면 혼자서 숨어서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밖에 나오고 같이 공부를 해야한다는 말에 매우 동의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내 개인적인 역량을 많이 올려할 필요를 많이 느끼고있고 주어진 시간과 체력은 부족하기때문에 딱 1년만이라도 나 혼자서 공부(플젝)를 하고 싶다. 사람들과 함께하는건 즐겁지만 내 체력(+정신력)을 너무 깎아먹는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끄으응.. 복학은 피할 수 없으니까 복학한다고 가정한다. 사실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해야 취직을 하든 뭐든 할 것 같다. 일단 2017년이 가기 전의 나의 계획은 이러하다. 이번학기는 팀을 꾸려서 플젝하는것을 안 하고 싶다. 테크캠프에서 들은 말 중에서 그냥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하지만 잘 만드는 것은 어렵다.
는 말이 많이 와닿았다. 잘 만들기 위해서는 협업이나 커뮤니케이션도 좋지만 우선 내가 잘 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새로운 무언가를 써보기 보다는 기본기를 다지는 쪽
으로 방향을 잡았다. 테크캠프 개인상담 시간에서 좋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이전에 좋은 개발자가 먼저
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기본기 다질게 참 많지만 낮에는 학교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것 이상으로는 못 할 것같다. 내가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다져놓을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2-3년이 지나서 지금의 나를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시기에 c언어로 다시 자료구조를 공부하는게 바보같을 수도 있지만 지금 다시 다져놓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그거 뭐 그냥 하면 되지 뭘 굳이 다시 볼 필요가 있나?’ 라고 할 수 도 있지만 그냥 내가 못난거 인정하고 기본기를 다지는게 장기적으로 낫다고 판단했다.
1. 속 깊은 자바스크립트 책 보기
중간중간 보긴했는데 끝까지 다 봐야겠다.
2. 자료구조/알고리즘 복습
지금 그냥 C언어로 짜라고 하면 주어진 시간 내에 못 만들것 같다. 시간을 길게 줘도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머리를 안쓴지 너무 오래 된 것 같다. C언어는 종종 단순알고리즘 문제 몇 개 풀때말곤 안 쓴지 좀 되었다. 사실상 안썼다고 봐도 될 듯.
3. 네트워크
크롬 개발자 도구에 Network탭이 있는데 짬짬히 Header같은거 까보고 글을 남겨야겠다. 테크캠프 개인상담때 http 공부를 그냥 책을 보고 하는건 좀 아닌거 같은데 어떻게 하는지 물어봤더니 이 방법을 추천 해 줬다. 그거 말고도 크롬 개발자 도구로 볼 수 있는게 꽤 있어서 놀랬다.
9XD에 가서 본인이 해야 할 것을 정하고 했는지 안했는지 엑셀로 관리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도 그렇게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작년에는 블로그의 특정포스트 아래에 계속 글을 남겼지만 아무래도 관리가 구린 것 같다. 잘하고 싶다고 입만터는게 아니라 테크캠프 생활이 끝나는대로 연말까지 꾸준히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