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운영에 대해

2019-02-08

지금 운영하는 이 블로그는 16년도 가을에 만들었다. 자의반 타의 반으로 만들어진 블로그인데, _posts 아래에 있는 .md파일들의 개수를 보니 꽤 쓰긴 썼다. 17년도 까지는 그래도 꽤 열심히 쓰려고 노력했었는데 왜 안 쓰게 되었는지 정리를 하기로 했다. 정리를 굳이 한다는 건 블로그를 방치하는 게 아니라 전처럼 쓰겠다는 의미이다.

대학교 동아리를 15년도 말에 옮겼는데, 옮기면서 그때 당시 회장이 말한 필수 활동이 ‘기술 블로그 운영’이었다. 그래서 첨엔 티스토리에서 초대장을 받아서 운영을 시작했고 그때에는 javascript를 갓 공부할 때라 그 관련 글을 적었었다. 그리고 큰 생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안 썼다.

지금 운영하는 이 블로그는 16년도 하반기에 시작했다. 전과 똑같이 딱히 큰 생각을 안 하고 오픈을 했다. git 명령어도 좀 익힐 겸, 마크다운 문법도 좀 익힐 겸, 글로 안 남기니까 매번 까먹어서 그런 것도 있고,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라는 조언과 약간의 강요(?)를 받기도 했다. django 프로젝트를 하고 공부를 하면서 글을 남겼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서 블로그 유입 인원이 크게 늘었다. 그땐 그게 신기하기도 했고 글 쓰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글 쓰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에 관계없이 평판이 너무 무섭다. 긍정적인 것은 나를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띄워준다. ‘아니 나는 이것밖에 안되는데..’하는 불안감을 심어준다. 진짜 비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도 욕을 못 먹어서 내 눈을 가린다. 그 평판에 맞춰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긍정적인 방향이겠지만 나는 그게 힘들다. 지식 공유의 기쁨과 별개로 이 부분이 좀 스트레스였다.

대단한 글을 뽑는 것도 아니고 튜토리얼 문서처럼 친절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일지처럼 남기는 편이라 많은 메일을 받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런 관심에 괜한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고 부담스러워졌다. 그러다가 학교 복학을 하고 귀찮아져서 거의 안 썼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귀찮다기보단 공개적으로 글을 올릴 때는 어느 정도 말을 다듬어서 올리는데 그게 정말 귀찮았다. 그래서 거의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말았다.

졸업이 1년 남은 요즘, 몇 군데 서류를 쓰면서 다시 들춰보게 되었는데 다시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결국은 나를 위한 글이라도 적당히 가공이 된 상태의 글을 남겨야 된다는 걸 작년 연말에 느꼈다. 아 그때 그런 문제가 있었고 참 이상한 삽질을 해서 어떻게 해결했었지..는 기억을 하는데, 그 어떻게가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 나는 와중에 제대로 남겨놓은 게 없으니 더 힘들었다. 아마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다들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작년 면접을 볼 때 생각보다 한 프로젝트에서 질문이 온갖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걸 겪었는데 기억이 안 나서, 가물가물해서 제대로 답 못한 게 제일 힘들었다. 여튼, 글 쓸 주제는 묵혀두었고 그냥 쓰면 되는데 그전에 블로그 테마부터 바꿔야겠다.